2011-02-21

기가 막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나 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자기의 기분을 표현해요?
그리고 한국어로는 어떻게 표현할까요? 다음 대화를 보면서 이야기해 봅시다.

종찬: 너 정숙씨하고 싸웠어?

혁준: 응.

종찬: 왜 싸웠는데?

혁준: 그게... 정숙이가 다른 남자를 만난 거 있지.

종찬: 다른 남자를 만나?

혁준: 그래. 며칠 전에 좀 다툰 적이 있는데 그렇다고 다른 남자를 만날 수 있는 거니? 정말 기가 막혀!


- KBS 드라마 ‘낭랑 18세’ 중에서 -

위 대화에서 ‘혁준’과 ‘정숙’은 연인입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싸운 것 같아요. 그래서 서로 기분이 나빠 있는데 정숙이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을 혁준이가 봤어요. 얼마나 화가 날까요? 그래서 ‘기가 막혀!’라는 말을 하네요. 이렇게 어떤 일이 너무 놀랍거나 이해하기 어려울 때, 화가 나고 그러다보면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을 만큼 흥분하기도 하지요. 여기서 ‘기가 막힌다’는 표현을 씁니다.

‘기’는 ‘氣’라는 한자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데, 본래 그 뜻은 ‘공기’를 나타내기도 하고, ‘호흡’을 뜻하는 것이었지만 의미가 점점 다양해져 인간이 생활하는 데 가장 필요한 총체적인 힘, 이른바 원기, 정기, 생기, 기력 등을 가리키는 말로 변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놀라거나 화가 많이 나면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숨이 막힐 때가 있지요? 이 ‘숨’ 대신에 ‘기’를 넣어서 ‘기가 막히다’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겁니다.

‘기가 막힌다’는 또 다른 의미로도 사용할 수 있는데 다음 대화를 볼까요?

지은: 제가 만든 김치볶음밥이에요. 한번 먹어 보세요.

에릭: 음~ 지은씨, 맛이 아주 기가 막히는데요!


지은은 에릭에게 자기가 직접 만든 김치볶음밥을 대접합니다. 그런데 에릭이 ‘맛있다’고 하지 않고 ‘기가 막히는데요’라고 했어요. 그렇다면 여기서는 숨이 막힐 만큼 맛이 없다는 뜻일까요?

이 때는 ‘뭐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놀라울 정도로 대단하다’는 뜻이에요.

지은의 요리솜씨가 ‘맛있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아주 훌륭해서 에릭이 ‘기가 막힌다’고 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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